지난주 나홀로 소송으로 준비했던 소송으로 변론기일에 출석한 경험 내용과 느낀 점입니다. 미리 준비를 많이하고 가는 것이 정말 중요해서 이렇게 저의 경험 후기를 남깁니다.
개인적으로 억울하게 지인에게 돈를 떼여서 비용을 돌려 받고 정당한 나의 권리를 찾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고, 금액이 1천만원이 안되어 민사 소액소송으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떼인 금액이 아주 큰 금액은 아니고 변호사를 선임비용도 만만치 않아서 변호사님과 상담하면서 나홀로 소송을 알게되었습니다. 막상 소송서류가 접수되고 나서 보통은 몇 개월에 재판이 이루어진다고 기대했지만 최근 사기성 소액소송건이 많아져 거의 6개월을 기다리고 난 후 변론기일날짜를 통지받게 되었습니다
변론기일 당일 대기 중
변론기일 당일에 많이 떨렸는데요. 전날에 유튜브에 변호사님들이 말씀하시는 조언들, 준비해야할 내용들을 정말 많이 찾아보고 저 나름대로의 질문과 답변 노트를 만들어서 준비했었어요. 저는 40분 정도 일찍 도착해서 피고측과 어색하게 마주칠지도 몰라서 법정실로 직접 바로 올라가지않고 한층 다른 곳 복도를 걸어다니면서 분위기를 좀 익혔습니다.
복장은 단정하게만 입으면 되는 것 같았어요. 민사라서 그랬는지 정장까지 하시고 서류가방 드신 분들은 변호사님인걸 한눈에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정장까지 하신 분들은 많지 않았습니다.
복도에 양쪽 문 사이에 있는 모니터에 재판순서, 현재 진행중인 사건, 대기중인 사건 등을 확인 할 수 있고, 대기중이라도 언제든지 재판장 안에 입장해서 앉아있을 수 있었어요. 재판장에 입장할때는 혹시라도 메시지나 전화가 올까봐 핸드폰은 꺼두었습니다. 재판 20분 전에 재판장에 들어가 방청석에 앉아서 다른 사건들의 진행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보게되었습니다. 판사님의 진행 스타일, 재판장내의 분위기에 익숙해지려고 했습니다.
재판실이 작은 교실같았고 재판장님은 단상에 높이 있고, 그 앞에는 서기 두분께서 마주보고 컴퓨터 앞에 앉아계셨고, 재판장님 맞은편에는 원고와 피고석이 서로 상당히 가까이 붙어있었어요. 코로나 때문에 투명아크릴으로 앞과 옆은 막혀있고 각 자리에 봉투를 씌운 마이크가 있었습니다. 재판장님도 마스크를 쓰셔서 목소리가 똑똑하게 들리지는 않았어요. 긴장을 해서 그런 탓도 있을 수도 있구요.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한 4~5개의 재판을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그중에 2개의 재판에서 피고, 또는 원고가 출석하지도 않아서 간단하게 판결을 내리는 사건도 있어요. 어떤 사건은 서류에 대해 부족한 부분은 보완해서 다시 제출하라는 재판장님의 지시를 듣고 양측 변호사들이 서로 상의하고 정말 5분안에 간단하고 조용하게 끝났어요.
민사소송이라서 드라마에서 보던 것과는 다르게 조금 더 캐주얼하고 간단하게 진행되는 분위기 였습니다. 변호사님들도 변론하는 분위기보다는 더 필요한 서류 내용 또는 첨부에 관련한 질문에 집중하는 분위기였어요. 큰 목소리보다는 다들 작은 목소리로 짧고 간단하게 조용히 말씀하셨습니다.
내 차례가 되었을 때
재판하는 시간은 5분정도에 말을 많이할 기회를 주지도 않는다고 미리듣고 갔고, 전에 보았던 다른 사건들도 간단하게 끝나는 조용한 재판이 이루어졌었는데, 막상 제 사건 때는, 갑자기 피고측에서 재판장님께 드릴말씀이 있다며 이야기를 시작하고는 거짓이 섞인 하소연을 하기 시작하고 주제와 논점에서 벗어난 다른 사항들을 나열하면서 시간을 끌어서 재판장님께서 중간에 끊고 주의를 주셨고, 제출한 내용은 증거도 없는 내용이라 더 이상 시간을 끌면서 이야기하면 불리해질거다는 경고까지 받았습니다. 재판이 순간 시장바닥같이 소란스럽게 되더군요.
가뜩이나 재판장에와서 떨리는데 피고가 거짓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데 순간 감정적이거나 흥분하지 않으려고 정말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피고가 판사님 앞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거짓말을 하는 것을 보고 뼛속까지 사기꾼이구나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다른 재판과는 다르게 생각지도 못하는 상황에 준비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았어요. 상대방의 성격과 태도를 예측하는 것도 중요한 준비 내용일 것 같아요. 재판때 자칫 감정적이지 않고 쿨하고 냉정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을 알았어요. 저는 가능하면 재판장님 얼굴과 제가 준비해온 노트만 보고 피고의 얼굴은 보지 않는 것이 감정 컨트롤을 할 수있는 중요한 포인트가 되었던 것 같아요.
결론
변론기일에는 실제 변론은 이루어지지 않다고 하지만 저의 경우에는 피고측에서 터무니없이 시간을 끌었던 좀 특이한 케이스였던 것 같아요. 그래도 재판장님께서 저에게도 질문을 하고 제가 답변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어요 저는 질문과 답변을 미리 준비해두어서 갑작스러운 질문에 메모를 보고 읽을 수 있었어요. 준비해 두지 않았다면 긴장해서 아무 말도 못하고 허무하게 나왔을 지도 몰라요.
피고가 상대방의 감정을 건드리는 상황에서도 쉽게 휩쓸리지 않게 마음의 평정을 잃지 않고 나름의 준비를 잘 해가는 것이 중요한것 같았어요.
그리고 준비해야 할 또 한가지는 소액민사재판은 재판장님은 보통 합의를 권유하거나 명령한다고 해요. 변론기일에 참석하기 전에 합의 사항을 꼭 염두에 두고 어느정도 선에서 합의를 받아들일지 미리 생각하고 출석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사건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한발 물러서서 판사님이 제안하시면 곧바로 판사님 앞에서 합의를 하고 재판을 빠르게 끝내는 것이 원고와 피고 간에 더이상 발생할 수 있는 감정적인 소모를 덜하는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는 걸요.
긴 내용 읽어 주셔서 감사하고 저의 경험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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