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시국에 한국에 휴가 왔다가 캐나다의 갑작스러운 정책 변화에 호텔에서 비싼 자가격리를 해야 할 때 선택했던 내 돈 내산 페어몽트 밴쿠버 공항 호텔의 체험 후기와 리뷰입니다.
어수선한 코로나 시국에 여행한다는 건
너무나 부담스럽고 불편하며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가능하면 여행을 안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스스로 최대한 안전한 방법으로 여행을 해야 했다. 게다가 정부가 정한 때마다 새로운 규칙들을 따르면서 여행하는 것은 정말 모험 중의 모험이다.
호텔 선택과 예약하기
필자가 지난달 캐나다에 돌아올 때 바뀐 3박 호텔 자가격리 규정 때문에 난감했던 때가 있었다. 그때가 처음으로 캐나다에서 공항을 통해 캐나다로 입국하는 모든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한 엄격한 자가격리 명령이 처음 생겼던 3월이었다. 캐나다에서 그런 명령을 냈을 당시에는 국가지정의 호텔에 예약하는 방법으로 오피스 전화선 하나만 허가할 때였고 캐나다 입국 전 72시간 내에서만 예약이 가능하다고 했었다. 생각만 해도 전 세계의 캐나다를 향한 여행객들이 전화로 호텔 예약할 상황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혼란이 있을게 분명했었다. 그 와중에 단 하나의 호텔이 온라인 예약을 받고 있었다. 그 호텔이 바로 페어몽트 밴쿠버 공항 호텔! 정부가 지정해준 호텔 한 8군데 중 가격과 리뷰를 모두 꼼꼼하게 살펴보고 선택했던 결국 이 호텔을 예약했다. 가격이 만만치 않았지만 이 코로나 시국에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별 5개짜리 호텔이고 정부가 명령한 2000달러짜리 3박 자가격리 비용을 내 돈으로 내라고 했으니 어쩔 수 없이 그 기준에 맞도록 정했다. 코로나 시국의 예상치 못한 많은 변수들을 최소화하는 것으로 비용은 많이 들지만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믿을만한 리뷰의 페어몽트 호텔을 온라인으로 예약하게 되었다.
공항에서 호텔로 이동하기 , 체크인
10시간의 비행끝에 밴쿠버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새로워진 코로나 입국심사로 거의 3시간을 소비하고 나자 지칠 대로 지친 몸을 이끌고 호텔을 찾기 시작했다. 공항에서 가깝다고 알고는 있었지만 엘리베이터만 타면 바로 호텔 로비와 연결되어있다는 것은 몰랐는데 짐 카트를 끌고 호텔 데스크에 도착하니 호텔 안내직원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가 여행은 어땠는지 간단히 묻고는 호텔로 이동하는 엘리베이터로 안내해주었다. 체크인은 생각보다 간단했고 간단한 방역지침과 규정을 안내받고는 바로 키를 받았다. 체크인하고 내 룸까지 가는데 거의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던 것 같다. 정문을 통한 호텔 로비는 폐쇄되어 있고 바로 층으로 연결되는 엘리베이터로 경로가 최소화되어 있었다. 체크인을 도와주는 직원과는 아크릴판을 사이에 두어 공항보다도 안전함을 느꼈다.
호텔에서의 3박 자가격리 (세심한 인테리어, 편리함과 편안함)
호텔에서 3박동안 밖을 못 나간다니 답답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한벽면 전체가 창문 밖으로 공항 전경이 펼쳐 저 있었고 넓게 보이는 하늘과 저기 멀리 캐나다의 산이 보여 시원했다. 3박 머무를 동안 내내 비가 오거나 흐렸던 날씨였지만 하늘이 많이 보여서인지 가슴이 탁 트이고 한 번도 답답하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섬세하게 디자인된 책상과 의자가 컴퓨터로 작업하는데 생각보다 편한 자세를 유지할 수 있어서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놀라웠다. 그리고 제일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큰 소파와 다리를 올려놓을 수 있는 받침이었는데 장기 비행으로 지쳐 부은 다리를 얹어 놓고 창밖을 멍하게 바라보며 쉬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잘 짜인 장식 테이블 문을 열고 서랍을 열면 헤어드라이어, 커피메이커와 티 스테이션이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여기에 마스크 하나와 작은 손 소독제. 아주 작은 것이지만 이런 편리한 물건들에 더 감동받는 건 나뿐만일까? 캡슐을 넣어서 내리는 커피메이커는 아직 시차 적응하지 못했던 나에게 밤 12시에 일어나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행운을 경험하게 해 주었다. 사실 맛은 그리 좋지 않았지만 장거리 비행에 피곤했던 입국절차 후에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여유와 안정감은 어떻게 표현 불가능한 순간일 거다.
히터와 에어컨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어서 때때로 내가 원하는 온도로 맞추면서 편하게 지낼 수 있었다.
호텔에서의 식사와 서비스
체크인 할 때 메뉴가 잔뜩 적혀 있는 프린트 두장을 주었는데 아침, 점심, 저녁 그리고 음료수를 주문할 수 있는 메뉴였다. 식사는 모두 호텔 가격에 이미 포함되어 있었다. 메뉴가 최대 4개에서 5가지가 적혀있었고 그중 1개 또는 2개까지 주문이 가능하고 음료와 디저트까지 선택 주문이 가능했다. (주류는 별도로 체크아웃할 때 정산을 해야 한다)
메뉴를 정하고 인터폰으로 전화해 주문하면 10분 내외로 내 룸앞에 놓아준다. 내가 식사하고 싶은 시간을 미리 정해 놓을 수도 있었다.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풀고 나니 오후 3시였는데 비행기 안에서 식사를 한 번도 하지 않아서인지 배는 너무 고팠지만 저녁이 5시부터 시작되고 피곤하기도 해서, 저녁을 5시에 받기로 미리 주문했다. 잠깐 눈을 붙이고는 5시에 저녁이 도착해서 허기를 채우고 다시 잠들었다.
식사를 마친 쓰레기는 종이가방에 넣어 정해진 시간에 방문 밖에 두기만 하면 가져가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식사를 마치고도 음식물 냄새 때문에 고민되는 경우는 없었다.
방역과 배려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먼지 하나 없을 정도로 깨끗한 책상과 손잡이 탁자위를 보고 감탄했지만 내가 가져갔던 소독제를 이용해서 모두 닦았다. (그저 개인의 좀 남다른 방역 습관일지도) 욕조도 깨끗했지만 수건과 침대 시트는 내가 직접 가지고 왔던 것을 사용했다. 아무리 좋고 깨끗한 호텔이라도 개인용품을 쓰는 것이 이런 코로나 시국에는 옮은 일인 것 같았다. 유난히 이 호텔이 방역에 대해서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놓였다.
그리고 한가지 놀라웠던 사실은 혹시라도 혼자 방에서 나갈 수 없는 상황에 심리적으로 공포를 느낄 수도 있는 손님들이나 반려동물과 함께 혹은 어린아이들과 함께 여행해야 하는 손님들을 위해 배려하는 시스템이 있어서 놀랐다. 미리 호텔 직원에게 상황을 이야기하고 직원의 안내에 따라서 마스크를 쓰고 밖으로 나가 잠깐이라도 산책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두고 있었다. 언젠가 누군가가 자가격리를 하다가 폐쇄공포증을 경험했다는 분의 블로그를 읽었던 것이 떠올랐다. 분명 모두에게 자가격리가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3박 호텔 자가격리를 마치면서,
3박 호텔 자가격리를 Fairmont Vancouver Airport Hotel에서 하고는 처음에는 이런 호텔에서 3박을 묵는 것이 비용이 너무 크다고 생각했었는데 (물론, 내돈내산이다) 막상 지내고 그 편안함과 배려를 경험하고 나니, 예측하지 못했던 불편함도 없었고 체트아웃하고 깜짝 놀랄만한 영수증이 날아오지도 않았으며 지내는 동안 시차 적응하고 편히 쉬면서 내일도 전념할 수 있던 경험은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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