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캐나다 밴쿠버, 일상과 생각

캐나다의 초기 원격진료 체험과 자가격리 셀프 코로나 테스트 후기

반응형

2020년 4월 코로나로 인해 갑작스러운 락다운(도시의 사람들에게 집 밖의 활동을 강제 통제시킨 정부의 명령)으로 밴쿠버도 당연히 영향을 받았다. 당시 다운타운 한가운데 위치했던 회사의 오피스로 출근하는 대신 집에서 재택근무를 하게 되었다.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은 아주 기본적인 식료품을 사러 가는 것 등으로 제한되었었다. 도시의 실내 운동시설 체육관, 요가 스튜디오 등도 정부의 허가가 날 때까지 문을 열 수 없다. 당시 요가나 필라테스 같은 수업들이 화상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인 Zoom을 통해서 온라인 수업으로 바뀌었다. 락다운이 시작된 지 한 2달 후에 장시간 소파 위에 앉아서 재택근무를 했었던 탓인지 허리와 골반등 자세에 무리가 생겨 Physiotherapy(물리치료)를 받으려 했는데 모두 온라인 진료로 전환되어 한번 해보기로 했었다. 그 당시에는 상대방 진료를 맡았던 담당 선생님의 인터넷 접속 상태가 원활하지 못하여 끊기기도 하고 그럴 때마다 다시 전화를 걸어서 화상 진료를 보조하기도 했었는데 물론 코로나 전처럼 직접 1:1로 대면한 진료와는 비교할 수 없었지만 나의 상황을 이야기하고 진단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그 이후로 몇 줄을 규칙적으로 진료받고 집에서 직접 할 수 있는 바른 자세 운동과 생활 습관을 바꿀 수 있도록 조언을 얻었던 경험이 있다. 아마도 그것이 내가 경험했던 최초의 원격진료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Local Medical Clinic (지역 일반 의료 센터)

한국에서는 보건소라는 국민 의료 서비스가 전국에 시스템화 되어있어 편리하지만 캐나다는 보통 약국 정도로 지역에서 의료 서비스와 연결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지 않다. 지역마다 일반적이고 간단한 초기 진료를 보는 medical clinic 센터가 있지만 이곳은 작은 사무실 정도의 사이즈로 코로나 테스트와 함께 운영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은 듯하다. 물론 코로나와는 별도로 일반 코로나 증상이 없는 사람들만 이용 가능한 서비스이다. 이곳도 코로나 이후 전화를 통한 원격진료를 시행하고 있다. 전화로 미리 의사 원격 전화 예약을 하고 간단하게 증상이나 상태를 의사와 통화할 때 이야기할 수 있고, 의사는 꼭 대면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다음 진료 예약은 대면으로 이어지는 대면진료의 전 단계 정도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코로나전에는 없었지만 의사와 환자의 직접적인 대면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아주 적절한 시스템이라 생각된다. 코로나가 사라진 후에도 이런 시스템은 계속 이용하는 편이 환자와 의사 양쪽 모두를 위해 도움이 되는 편리한 방식이다.   

 

 

캐나다 자가격리 중 셀프 코로나 원격 테스트 과정

2021년 올해 한국에서의 긴 휴가를 마치고 캐나다로 돌아왔을 때 전에 없었던 14일 자가격리 의무가 시행되고 있었는데, 10일 째되는 날은 공항에서 나누어준 자가 코로나 테스트 세트로 집에서 테스트를 시행해야 한다. Switch Health라는 브랜드에서 개발한 이 자가 테스트 제품은 원격의 간호사와 테스트 대상자 그리고 테스트 검사를 시행하는 연구소를 이어주는 시스템이다. 간단하게 이 테스트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설명을 붙이자면, 

 

1. Switch Health에 본인의 개인 정보 등록 하기 

인터넷의 switch health 사이트에 개인의 정보와 인증을 받으면 아래와 같이 왼쪽에 환자의 테스트 진행상태, 집에서 테스트 할 경우, 돌보아야 할 법적 가족을 추가로 등록, 개인 계정관리 등으로 간단하게 만들어져 있다. 나는 집에서 자가격리 상태에서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처음 개인정보 등록할 때부터 AT Home Test Kit이 설정되었다.  

공항에서 입국할때 나누어준 자가코로나테스트 세트 

 

switch heatlh박스에 들어있는 아이템들
Switch Health에 개인정보를 등록하면 생성되는 개인의 테스트 인터페이스

2. 화상커뮤니케이션 툴을 통한 간호사와의 원격 대면 

이번은 정해진 시간의 예약은 없어서 본인의 테스트 준비가 되면 그때에 순서가 되는 간호원을 연결시켜주고 바로 원격으로 코로나 테스트가 진행된다. 퀘벡의 대기 간호사와 연결해주기 때문에 밴쿠버 시간으로 오전 7시에 접속을 했지만 이미 내 앞에 304명의 대기자가 있어서 약 1시간 기다려서 간호사와 연결될 수 있었다.  

원격 간호사와의 화상이 연결되기 전에 카메라 테스트와 대기 중의 화면

 

 

3. 코로나 테스트 픽업 

코로나 검사를 마치고 박스에 정리해서 넣은 봉투를 집 앞의 문에 두면 Switch Health의 픽업 맨이 연구실까지 배달하게 된다. 이 시간은 사실 천차만별인듯하다. 캐나다는 공휴일과 주말에는 택배나 우체국 서비스가 모두 스톱되기 때문에 토요일 오전에 검사를 실시한 나는 테스트박스를 주말 동안 냉장고에 넣어두고 월요일 오후에나 픽업될 수 있었다. 연구실에 도착하게 되면 Switch Health Portal에 'Your Test in the Lab'이라고 표시된다. 결과가 나오면 "View the result'로 표시된다. 나의 경우에는 테스트박스가 연구실에 도착한 지 3일 만에 결과가 나왔는데 메시지로 결과가 나왔으니 확인해봐라는 알 림메 시를 받았고 바로 Portal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단지 캐나다의 느긋한 배송 서비스만 아니라면 꽤 쓸모 있는 검사과 정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사실 당일 검사 결과가 나오는 한국의 첨단 보건소의 코로나 검사와는 비교할 수 없지만 말이다.) 개개인을 궁중이나 사회에서 분리시키기 위한 검사로는 손색이 없는 듯하다. (나는 음성이었고, 결과가 늦게 나와서 15일 자가격리를 끝으로 집 밖으로 나갈 수 있었지만, 만일 결과가 양성인 사람들은 집에서 14일 자가격리가 다시 시작된다고 한다. 병원이 아니라는 것에 조금 놀랐다.)     

 

 

결론, 

아직은 간단한 상담이나 조언을 얻을 뿐이고 심도있는 진단과 처방을 기대하기엔 너무 초기단계일지라도 조기 진단을 이렇게 전화로라도 전문가와 상담받을 수도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것에 기대가 크다. 이제 의사와 상담을 할 때 핸드폰과 인터넷만 있다면 언제 어디에서든 제약 없이 의사와 진료 상담할 수 있다. 먼 미래에는 화성으로 여행하는 우주선 안에서도 지구에 있는 의사와 화상통화를 하며 간단한 원격 진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날도 머지않았다고 확신한다. 공상과학 소설이 점차 현실화되어가고 있는 걸까 아니면 우리가 그 소설로 들어가는 과정일까 상상해보니 설레고 재미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배종달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