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밴쿠버에 코로나가 시작할 무렵, 한국과는 마트에서도 다르게 사람들은 마스크도 쓰지 않고 사재기도 많이 했었다. 거의 지구의 종말이 이렇게 오는 거구나 하고 생각했을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요즘은 적어도 마트에서 만큼은 마스크 필수 착용으로 바뀌었지만 사람 많은 곳에 가는 게 여간 불안한 게 아니니 그때부터였다. 마트에 가는 횟수를 가능한 줄이려고 노력하면서 시작했던 방법 중 하나이다. 야채 오래 보관하기! 신선도를 오래 유지하면서 최대 2주 정도 마트에 가지 않고 살아남으려고 노력했는데, 거의 채식주의자인 나에겐 생존을 테스트받는 때였다. 그래서 여러 야채를 오래 보관하는 방법이 절실했다. 특히 브로콜리! 카레에도 넣어도, 야채 볶음을 만들 때도 초록색으로 기분 좋아지는 브로콜리. 당시 마트에서 냉동 보관되어 판매하는 냉동야채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나만의 신선한 브로콜리를 오래 보관하는 방법을 여러 번 체험을 바탕으로 한 방법을 여기 공유한다.
브로콜리 고르기
우선 브로콜리를 선택할 때 가능하면 신선한 것을 고른다. 시들 거리 거나 만졌을 때 탄력이 없고 물렁한 것은 제외하고 형체가 뚜렷하고 집었을 때 단단한 것을 고른다.
브로콜리 세척하기
나는 브로콜리를 다듬기 전에 먼저 흐르는 물에 세척한다. 여기 밴쿠버에서는 특이하게도 생브로콜리를 샐러드에 다른 생 야채와 섞어 먹는 사람들을 여러 목격했었는데, 브로콜리는 작은 나무들이 촘촘하게 붙어 큰 나무를 이루는 모 양 떼분에 야채 중에 가장 더럽고 많은 미생물들의 집이 될 수 있다는 뉴스 기사를 본 다음부터는 꼭 깨끗하게 씻어 사용한다.
세척할 때는 흐르는 물에 브로콜리를 두고 잎을 큼직하게 따주기 시작하면서 사이사이 물로 씻어낸다. 두세 번 물을 바꾸어주면 바닥에 작은 흙이 떨어지지 않을 때까지 해준다.
브로콜리 데치기
그리고는 데치기 전 단계로 브로콜리를 다듬는다. 먹기 좋은 크기로 칼로 잘라주고 중간의 심은 더러운 것에 노출되었을 줄기 밑동 아랫부분은 칼로 잘라준다. 밑동은 손가랑 두께만큼으로 잘라준다. 이 부분은 수프나 국물을 낼 때도 유용하게 쓰이기 때문에 버리지 않는다.
깊이가 있는 냄비에 물을 올려놓고 끓기 시작하면 손질해둔 브로콜리를 냄비에 넉넉하게 넣어준다. 밑동이 익는데 시간이 좀 더 걸리므로 먼저 넣어준다. 한 4분 정도 끓이고 브로콜리의 색이 선명한 초록이 되면 꺼내어 물기를 빼면서 식혀둔다.
완전히 식힌 브로콜리를 냉장보관할 만큼 튼튼한 ziploc 이나 음식용 지퍼백에 넣어서 공기를 가능하면 모두 빼고 지퍼를 꼭 닫아 냉동고에 보관해주면 언제든지 급하게 야채가 필요할 때 신선한 브로콜리를 먹을 수 있다. 이렇게 살짝 데쳐서 냉장 보관해줄 수 있는 야채 중에는 당근도 있는데, 같은 방식으로 손질, 저장하면 된다. 브로콜리와 당근이 냉동실에 있다면 채식을 즐겨하는 사람들에게는 더 유용한 살림 팁이다.
결론,
요즘 생 야체에 서식하는 기생충이 암을 유발한다는 이야기를 접하고 난 후에는 모든 야채는 데치거나 가열해서 먹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식사 때 탄수화물 같은 빵이나 밥의 비율을 의식적으로 줄이고 야채를 많이 먹으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귀찮고 야채를 다듬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이렇게 한 번에 손질해서 냉동실에 넣어두면 약 3개월까지도 저장 가능하다고 하니 야채를 좀 더 많이 먹을 수 있는 좋은 습관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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