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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밴쿠버, 일상과 생각

커피 부작용 경험과 커피를 줄이는 방법 (feat, 설록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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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많이 마셔서 생겼던 부작용과 중독 증세, 습관을 바꾸어 커피를 조금이라도 줄여 보기 위한 나의 개인적인 경험을 풀어본다. 

 

커피를 배운 장소는 회사 였다. 

20대 대까지 녹차만 마셨었는데, 30대 초반 조금 규모가 있는 한국의 한 회사에 입사하고 나서 회사 사람들끼리 모여 점심 먹으면 항상 했던 것이 커피 자판기 앞에서 수다 떠는 것이었다. 선배님이나 연장자가 믹스 자판기 커피를 쏘면 후배님들은 우르르 모여 얻어 마시는 것이 거의 일상이 되면서부터 그렇게 나의 커피 중독이 시작되었다.

해외의 미국계 회사를 다니고 있는 지금은 아침에 출근하면 항상 커피가 내려져 있는 휴계실에서 회사 동료들과 인사하고 안부를 물으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물론 이건 코로나 전의 시대였지만. 그렇게 새로 내린 커피를 들고 자리에 앉으면서부터 일에 집중하기 시작한다.  

 

커피의 부작용이 나타나다. 

코로나가 시작되고 회사는 완전 재택근무로 바뀌면서 근처 카페를 가는 횟수는 전보다 줄었지만 커피의 양은 절대 줄지 않았다. 커피를 그동안 하루 3,4잔 까지도 마시면서 일을 해야 했는데, 신기하게도 잘안풀리던 일들은 커피 향과 따뜻한 커피를 마시면서 다 풀리는 것이었다. 이런 것이 습관이 들어 벼렸는지, 어느새 부터는 저녁을 먹을 때쯤에는 위가 쓰려서 위경련이나 통증이 생기기 시작하고 조금이라도 먹으면 밤까지 소화가 안되고 체한 느낌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었다. 전에는 간혹 심장이 머리에서 뛰는 듯한 느낌도 있어 중요한 미팅같이 약간 긴장해야 할 경우에는 커피를 일부러 마시지 않은 적도 있었다. 

그리고 두번째로 불면증이 나타났는데 오후 4시 이후에 마신 커피의 카페인 때문인지 밤 2시, 3시까지 잠을 못 자는 날도 많이 생겼다. 물론 다음날 커피를 더 많이 마시고 커피의 부작용은 더 심하게 느껴지는 악순환의 고리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커피를 끊을 수 없는 이유

특히 아침에 산만한 장소에서 일을 처음 시작할때 커피를 한잔 두고 마시면서 하루를 시작하게 되었다. 고난도의 집중이 필요한 작업을 할 때 커피 한잔만 있으면 모든 것이 마법같이 술술 풀려 커피를 끊으려고 며칠 정도 커피를 마시지 않고 하루를 시작해보았는데 그 집중도가 확실히 차이가 있었다. 이러니 어떻게 커피를 안 마실 수 있을까. 

 

대안과 노력으로 습관 바꾸기 (홍차와 녹차)

그리하여 하루에 한잔은 커피를 마실 수 있는 한도로 정하였고 아침에 일을 시작할때만 마시는 것으로 습관을 정하기로 했다. 그런데 점심 먹고 나른해지고 졸릴 수 있는 오후 3시가 걱정이었는데 한동안 홍차에 우유를 넣어서 마시기도 했는데 이 방법도 위에 부담을 아예 주진 않으니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 오후에는 커피 대신 다른 여러 가지 차를 시도해보고 있는데 이번에는 녹차를 시도해보았다.  

녹차는 지난 휴가 때 한국에 들렀을 때 집에서 안먹고 굴러다니는 설록차를 발견해 통째로 집어왔다. 밴쿠버에 와서 마시는 설록차의 맛은 일반 티백과는 비교가 안 되는 깊은 맛이다. 여기서 흔히 마시는 녹차와는 정말 차별되는 신선함까지 있어서 지금은 아껴마시는 차가 되었다. 전에 친구에게 선물 받은 타이완산 녹차를 2년 만에 뜯어서 마시기 시작했는데, 아무리 같은 녹차라지만 한국 제주도 설록의 맑은 초록색 녹차와는 훨씬 등급이 다른 차라는 걸 한번 마시고 나서 알게 되었다. 설록차는 정말 세계 최고의 녹차맛인 것 같다.

이렇게 커피만 마시다가 다른 새로운 차도 마시기 시작하고 맛을 음미하는 범위가 넓어진것 같아 만족한다. 그렇게 커피만 고집하지 않아도 이제는 저절로 커피가 줄여졌고 어떤 일이 있어도 오후 4시 이후에는 커피는 녹차든 마시지 않고 물만 마시는 것을 원칙으로 정했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커피를 완벽히 끊는 것이 아닌 하루 한잔으로 정하니 아얘 마시지 않게 금지하는 것은 아니라서 내일 아침을 기약하면서 조금씩 진정을 되찾아갔다. 

그러고 나서는 자연스럽게 저녁 식사도 정상적으로 할 수 있었고 위 불편감이나 위경련도 사라졌다. 그동안 내가 그리 좋아하는 커피를 마시면서 내 몸에 무리가 갈 때까지 마시고 있었는지 미쳐 깨닫지도 못하고 있었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었다. 요즘은 저녁을 가볍게 먹고 간단한 운동과 스트레칭을 하고 12는 무조건 취침 시간으로 나의 생활 패턴을 바꾸었다.  

나의 이 작은 경험과 시도가 다른 커피를 줄이고자 하는 분께 작게 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설록차와 쿠키
설록차와 쿠키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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